
대학교 다닐 때 한창 스모키 메이크업이 유행이었다.
그때만 해도 쌍꺼풀이 없어서 아이라인을 아무리 그려도 눈을 뜨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에는 고민도 없이 "최대한 두껍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했고, 진한 아이라인 문신이 완성됐다.
그때는 정말 만족했다.
이후 승무원으로 두바이에서 생활하면서는 진한 메이크업을 하는 일이 많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화장을 하면 문신이 자연스럽게 가려져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 시간이 흐르면서 메이크업 취향도 완전히 달라졌다.
연한 음영 메이크업도 해보고 싶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고 싶은데 짙은 아이라인 문신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 어떤 화장을 해도 분위기가 제한되는 느낌이었다.
결국 문신 제거를 결심했다.
예전에 눈썹 문신 제거를 만족스럽게 받았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같은 곳을 찾았다.

예전에는 2주 정도면 예약이 가능했던 곳인데, 지금은 워낙 유명해져서 평일도 2~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병원 정보
주차
수면마취를 하는 경우에는 절대 운전하면 안 되니 보호자와 함께 오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몇 년이 지나도 아이라인이 꽤 진하게 남아 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후회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혹시라도 앞으로 쌍꺼풀 수술을 계획하고 있거나, 부모님처럼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쌍꺼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 아이라인 문신은 정말 신중하게 하는 걸 추천한다.
눈 모양이 달라지면 문신 위치도 생각보다 많이 달라 보인다.

이날은 건강검진 일정까지 겹쳐 전날 밤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무려 14시간 넘게 금식한 상태였다.
'이 정도면 완벽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상담을 받았는데 예상치 못한 질문을 들었다.
"혹시 지금 껌 씹고 계세요?"
순간 너무 당황했다.
"네... 그런데요?"
그러자 상담실장님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시술이 어렵습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14시간이나 굶었는데 왜?
알고 보니 문제는 음식이 아니라 껌이었다.
수면마취를 하면 기침 반사와 삼킴 반사가 평소보다 약해진다.
이 상태에서 위 내용물이 역류하면 폐로 들어가는 흡인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한 경우 흡인성 폐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껌이나 사탕은 먹지 않더라도 침과 위산 분비를 계속 자극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금식과 동일하게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 미리 안내 문자를 보내줬는데도 '음식만 안 먹으면 되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던 내 실수였다.
결국 최소 2시간을 더 기다린 뒤에야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원래 계획은 아이라인과 입술 문신을 한 번에 제거하는 것이었다.
입술도 다양한 립 컬러를 표현하고 싶어서 제거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상담을 받던 중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
"입술 문신 제거는 신중하게 생각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충분히 이해가 됐다.
가장 큰 이유는 다크닝 현상이었다.
레이저 제거 후 입술 색이 오히려 회색이나 검푸른 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흰색 계열 색소가 들어간 입술 문신은 레이저를 반사하면서
색이 균일하게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해 주셨다.
그 결과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제거보다 커버하는 방법을 먼저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입술 문신 제거는 포기.
대신 계획에 없던 미인점만 하나 추가했다.
기다림 끝에 이름이 불렸다.
수면마취라 긴장할 새도 없었다.
누워 있으니 원장님께서 시술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셨고, 보호용 고글을 착용했다.
마취약이 들어오는 느낌이 들더니...
정말 5초도 안 되어 기억이 사라졌다.
눈을 떠보니 이미 회복실이었다.
어지러움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고 10분 정도 쉬었다가 혼자 걸어서 나올 수 있었다.
전체 소요 시간도 약 30분 정도였다.
거울을 보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눈두덩이가 빨갛게 부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충격적인 비주얼이었다.
남자친구가 나를 보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다행히 통증은 심하지 않았다.
따끔거리는 느낌보다는 불편한 정도.
다만 안연고를 듬뿍 발라주셔서 한동안 시야가 뿌옇게 보였다.
병원에서는 다음 날이 가장 많이 붓는다고 했는데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정말이었다.

눈이 퉁퉁 부어 거의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안경으로도 가려지지 않을 정도라 출근길이 꽤 민망했다.
대중교통 대신 차를 가져갈 수 밖에...ㅋㅋㅋ

붓기는 더 심해졌고 눈 전체가 묵직했다.
거기에 흰자에 실핏줄까지 터져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정말 인면어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ㅋㅋㅋ

드디어 사람 얼굴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붓기는 빠졌지만 이번에는 멍이 눈 주변으로 퍼졌다.
딱지도 생기기 시작했고 제거 부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눈에 띄는 붓기는 거의 사라졌다.

딱지가 조금씩 떨어지면서 문신 색소가 실제로 연해진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남아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옅어졌다.
예전에 눈썹 문신 제거를 했을 때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 흐려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문신만 지우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약부터 금식, 껌 때문에 2시간 추가 대기, 예상보다 심했던 붓기까지 생각보다 변수도 많았다.
그래도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제거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두꺼운 아이라인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메이크업을 자유롭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혹시 아이라인 문신 제거를 고민하고 있다면 시술 직후 사진보다 3~5일 정도의 회복 과정이 더 힘들 수 있다는 점은 꼭 알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는 1주 차, 2주 차, 한 달 경과, 색소가 얼마나 더 빠졌는지도 계속 기록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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